10여년 전 부산에서 목회할 때 목발을 집고 교회로 힘겹게 나오는 재경자매가 있었다.
그 때도 나이는 30이 넘었는데 ...
늘 머리가 아프다고 뇌신을 먹던 재경자매는 우리가 인천으로 올라온 이후에는 아예 바깥 출입을 하지도 못하고 이제는 집에 누워만 있다.
그가 지금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과거에 교회를 다니며 사람을 만나고 예배를 드렸던 추억 속에 잠겨서 전화통을 붙드는 것이다.
10년의 시간이 넘게 흘렀지만 그 시간에 멈춰져 있는 자매는 지금도 가끔 전화를 한다.
"목사님, 목소리 듣고 싶어요, 보고싶어요!"
전화통 속에서 들리는 소리는 너무 가슴이 아프다.
뜨거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이리 저리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벌써 몇년을 누워지내며 사람 소리만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아예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혼자 누워 전화통만 붙들고 있는 재경자매와 통화를 했다. 물론 그것도 어제 전화가 왔었다는 말을 듣고 전화를 했을 뿐이다.
미안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하고, ....
좀더 자주 전화를 하여 그의 유일한 소망의 창구를 활성화시켜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에 있어서는 너무 가슴 아픈 일이기도 하다.
현재의 목회지만 돌아보는 것에도 어떤 때는 할 일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데, 과거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까지 보살핀다는 것이 솔직히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도 주님께서 불쌍히 여기시는 영혼일찐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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