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목사님이 모 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고 해서 축하하기 위하여 졸업식장에 갔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동안의 이룬 성취를 기뻐하고 있었다.
박사, 석사, 학사들이 모여서 그들의 이룬 것들을 기뻐하고 있었으며, 축하하러 간 많은 사람들도 함께 기뻐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많은 학 박사들이 배출되는 것을 보고서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과연 이렇게 많은 박사들이 배출되어 그들이 과연 모든 곳에서 적절하게 쓰임을 받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생겼다. 흔히 말하는 박사실업자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수년 동안 수고를 했지만, 단지 학위는 있지만 그 공부한 실력을 가지고 적절한 곳에서 적절하게 쓰임을 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자리 잡으니 그날의 기쁨이 기쁨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날의 학위수여식에는 한국에서 내노라하는 유명한 목사들이 있어 설교도 하고, 축사도 하고, 명예졸업장을 받는 순서도 있었다.

이미 유명해질대로 유명한 목사가 다른 신학교에 와서 명예졸업장을 받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도 있었으며,

더욱 마음이 우울해진 것은

순서를 다 마치기전에 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빨리 8층에서 내려와야 겠다는 생각으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려 탔는데

7층에 내려오니 엘리베이터가 서면서
그 학교의 직원인지......엘리베이터 문을 붙들고는
"죄송하지만 다 내려 달라"는 말을 한다.

너무나 어이가 없는 부탁의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났다면 당연히 내리는 것이지만
그 직원의 말은 지금 그 "유명한 목사"님들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오니 다른 사람은 다 내리라는 것이었다.

학교직원으로서는 그 유명한 목사님을 잘 모시겠다고 그런 행동을 하겠지만
이미 타고 있던 사람을 내리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도가 지나친 것이었다.

이름이 난 유명한 목사는 목사이고, 사회적으로 이름을 드러내지 못한 목사는 목사도 아닌가?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며, 속에서 부글거리는 것이 끓어올랐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붙들고 말싸움을 하고 싶지도 않아서, 기분은 나무나 상했지만 내릴 수밖에 없었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것이 기분에 내키지 않아서 7층에서 계단을 통해 걸어 내려왔다.

그런데 내려오면서 보니 아마 그 목사님들을 모시고 온 차량의 기사들 같은 이들과 부교역자들의 모습 같은 사람들이 급히 계단을 뛰어 내려 간다. 그들은 엘리베이터보다 먼저 내려가서 또 문 앞에서 기다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다시 한국교회의 실상을 보는 것같아서 너무 씁쓸함을 느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일부 대형교회의 목사들의 모임과, 움직임을 보면서 마치 조폭과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막을 길이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목사가 조폭의 두목같은 자리에 있거나,
그런 행동을 하는 자리에 서 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유명한 목사, 힘 있는 목사, 많은 사람을 거느린 목사가 안 된 것을 감사해야 할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