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심야기도회를 마치고 밤 10:45에 교회를 출발했다. 처음에 등반대회에 참여하기로 신청한 사람은 약 30명이었는데 실제로 출발하려고 하니 16명만 참여하게 되었다. 말로만 약속을 하고, 실제로는 밤에 출발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밤길은 그리 막히지도 않아서 한 시간 반만에 성서대학교 조림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곧장 잠이 들려고 하니 옆방에서는 여자권사님과 집사님들이 큰 방에 함께 들어서 떠들며 웃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래도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곧장 잠이 들었다.

아침에 열심히 준비한 봉사팀들이 마련한 식사를 하고, 건너편 각흘산을 오르기 위해 출발을 했다.
단풍은 이미 다 저버린 것 같았지만 아직 가을 끝의 색깔들이 남아 있는 각흘계곡의 파란 맑은 물을 보며 정상을 향했다.

처음 한 시간 정도는 그리 큰 경사도 없어 그리 큰 힘이 들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등산길이라 길을 찾는 것이 조금은 힘이 들 정도였다.

한 시간 쯤 지나 본격적으로 경사로를 오르게 되니 두 사람이 뒤쳐저버리고 만다.

각흘산 급격한 경사로를 오르며 가장 힘이 들었던 것은 그 경사로 길이 그냥 모래 흙길이었다는 것이다.
한 걸음씩 오르며 발로 밟으면 모래 흙이 흘러내림으로 자꾸 미끄러져 내리는 것이 힘들었다.
급한 경사로 모래 흙길을 오르면서 이 길에 조금씩 돌들이 박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흙 속에 있는 돌들이 흙이 볼 때에는 이물질이 박혀있는 것이고, 인생으로 볼 때 삶의 많은 고난이 있는 흔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돌들이 있음으로 흙은 더욱 단단해지고, 사람들은 그 흙을 든든히 밟고 설 수 있는 것이다.

모래들이 자기끼리만 모여있으면 아무 문제도 없는 것 같지만, 그것은 실상 강함도 없고, 함께함도 없는 모습이다. 그 안에 있는 돌들로 인해 모래 흙들은 더욱 흘러내리지 않고 든든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미끌어내리지 않도록 하는 고난의 돌들이 그 자체로는 아픔이기는 하지만 든든한 인생의 삶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낀 것이 각흘산을 오르며 땀을 흘린 상쾌함보다 더욱 큰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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