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님의 사모님이 아침에 차려주시는 한국식 식사는 외국까지 멀리 왔다는 느낌도 없이 바로 이웃집에 온 느낌이 들게 하는 식사였다. 그렇게 멀리 왔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평안함이 다가온다.
비록 몇 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아직 시차에 적응하지도 못했는데 선교사님은 오전 9시부터 강의를 시작하도록 한다.
학교는 최영길선교사님이 학장으로 있는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있는 소피아 코헨 과라니 신학대학교다. 대학부와 대학원 그리고 박사과정까지 있으며, 현지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도 등록하여 공부를 하고 있었다.
강의실에 들어서니 한국학생과 현지 파라과이 학생들이 20여명이 함께 모여 있었다. 비록 한 학교에서 같이 공부를 하고 있지만 문화적 배경이나 이해의 정도가 다른 사람들을 함께 모아 놓고 강의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한국인 2세로서 파라과이에서 태어나 현지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스페인어)을 전공한 자매가 있어 통역을 해 주어 첫 시간 강의를 잘 할 수 있었다.
한국어로 강의를 할 때는 그 강의의 맥을 끊지 않고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또 반복할 것은 반복을 하는데, 통역을 통한 강의를 하려고 하니 쉽지 않다. 짧은 문장으로 말해야 하고, 또 통역을 할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말을 하는 것이 자꾸 강의의 맥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내가 그들의 말을 잘 할 수 없으니 통역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오전에 잠시 휴식을 하고 두 번째 강의를 마쳤다. 그러자 한국인 학생 중에서 한 사람이 점심을 사는 것을 대접을 받았다. 파라과이에는 한국인들이 약 4,000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는 한국식당도 있었다. 우리가 간 식당은 간단한 뷔페식 식당이었는데 완전히 한국음식이었고, 그 손님들도 주로 한국인이어서 외국에 나온 느낌이 별로 없었다.
한국식당의 한 편에는 우리나라 드라마였던 ‘겨울연가’ 사진들이 가득 걸려 있었고, 또 한 쪽에는 서울 청계천 사진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었다. 아마도 먼 나라에 와서 사는 이들에게는 이런 사진들이 한국을 이해하는 좋은 매개체가 되는 것 같아보였다.
점심식사 후에는 학생들과 함께 아주 분위기가 좋은 강변의 호텔로 가서 커피를 마셨다. 파라과이는 바다가 없는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수도 아순시온을 끼도 도는 강이 하나가 있어 그 강변이 그들에게는 아주 경관이 좋은 휴식처였다. 강 건너편은 아르헨티나라고 하는데 멀리 지평선만 보인다. 선교사님 말로는 그 자리에서 300km를 가도록 산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참으로 넓은 땅이고, 또한 개발되지 않은 땅이었다. 그 넓은 땅을 가지고 무엇이든 아주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한국인들과 파라과이 학생들을 따로 강의하는데 파라과이 학생들은 파라과이 교수가 강의를 하고, 나는 한국인 학생들만 상대로 강의를 했다. 말이 통하는 사람 앞에서 통역이 없이 강의를 한다는 것도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에는 예수의 제자에 대해 강의를 했는데 오후 한국 학생들만 있는 강의시간에는 목회학을 강의했다.
파라과이로 이민을 와서 30년이 넘도록 아직 한국에 나아가 보지도 못한 사람, 이제 파라과이로 온지 1년이 되지 않는 사람들 여러 사연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중에 신학을 공부하겠다는 사람들은 참으로 귀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또 저녁은 학생회장인 어느 교회 장로님이 학생 전체를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한다.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아주 유명한 레스토랑이었는데 한쪽 긴 테이블에서는 누군가의 생일잔치를 하느라고 파라과이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 내용은 모르지만 그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할머니로부터 젊은 여자들까지 모두 여자들만 모여 잔치를 하는 것이 아주 이색적이었다.
원래 그 사람들은 그리 시끄럽지 않다고 하는데 여자들만 모여서 그런지 꽤 시끄러웠다. 그러나 우리 일행 역시 그에 못지않은 시끄러움을 가지고 대화를 하며 맛있는 식사를 대접받았다. 그 요리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감자샐러드 위에 움푹 파인 그릇과 같은 양배추 잎을 놓고 그 안에 쇠고기와 여러 많은 야채들을 섞어 놓은 요리였는데 아주 맛이 있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몸은 피곤하지만 아직 시차에는 적응이 덜 되어 그런지 한국시간으로 한 낮의 시간이 되어 잠이 쉽게 오지는 않는다.
파라과이는 계절상 겨울이다. 그러나 아침온도는 섭씨 15도 정도이고, 낮에는 약27,8도 정도 올라가는 것 같다. 이곳은 여름에는 아주 더운 곳이지만 우리는 계절적으로 가장 적응하기 쉬운 때에 왔다고 선교사님이 계속 칭찬을 해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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